독후감 –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

우선 책의 원제를 보자.

The 10% Entrepreneur.

Live Your Startup Dream Without Quitting Your Day Job

매일 힘겹게 출근길에 오르는 직장인이라면 혹할수밖에 없는 제목이다. 밥벌이하는 데일리 쟙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책에서 누누이 말하는 “10퍼센트 사업가”가 되자는 책이다.

트위터 타임라인에 종종 올라오던 추천 글을 보고 읽기 시작했는데 취지는 좋은 책이지만 책의 특성상 MSG가 많이 뿌려진 책이라 비추한다.

이유는 바로 책 여는 글에 나온다.

내가 10퍼센트 사업가의 길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신흥 시장 투자 펀드의 부회장으로 근무*하며 전 세계의 벤처 캐피탈과 사모 펀드에 투자하던 시절이었다.

커리어가 저만치 앞선 사람의 말을 그대로 들어도 되는건가? 이런 의구심이 먼저 생긴다. 커리어의 거리도 문제지만 저자와 나같은 평범한 직장인 독자가 가지는 세계(컨텍스트)이 차이도 어마머마해 보인다. 과연 이런 사람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행동해도 되는걸까? (물론 저자는 이런 방어기제에 대해서 커버를 치니깐 앞선 오해를 할 필요는 없다)

한 가지 직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영리하게 부지런하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시대를 살고 기대 평균수명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시대에 하나의 명함으로는 행복한 내일을 장담하기 힘들다. 주식투자에서 “계란을 하나의 바구니에 담지말라”는 말처럼 내 커리어와 밥줄 역시 하나의 바구니에 담는 건 리스크가 큰 일이다. 그 대안으로 사업을 할 수도 있고 재테크를 열심히 할 수 있고 투잡을 할 수도 있다. 책에서는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투잡을 하라고 한다. 10퍼센트 사업가 방법으로.

이건 10퍼센트 사업가라는 타이틀이 아니더라도 직장인이라면 충분히 고민해볼 문제인데 얼마전에 읽었던 브런치 1인사업가의 글을 참고하면 이해가 빠르다. 추천 링크 꾹.

1인 기업은 어떻게 돈을 버는가

10퍼센트 사업가가 되는 다섯가지 방법

  1. 엔젤형
  2. 고문형
  3. 창업자형
  4. 마니아형
  5. 110퍼센트형

1번, 개인이 펀딩할 수준이 되면 시드머니에 투자할 수 있다. 내 생각엔 아직 성숙하지 못한 우리나라 밴처캐피탈 상황으로 봐서는 무리라 생각된다.
2번, 고문이나 자문을 하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에 대한 압도적인 커리어나 네임밸류 혹은 인적 네트워킹을 갖추고 있을 수준이어야 한다는 이야긴데 나같이 조용조용하게(?) 회사 생활하는 일반 직장인들에에게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3번, 기업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에서는 사내벤쳐 시스템이 있을리가 만무하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업무강도가 높아지는 우리나라의 직장 문화상 창업하기가 힘든건 마찬가지. 그래도 이런 케이스는 종종 신문 기사에 나온다. 충분히 시도해볼만 하다.
4번, 마니아형. 이건 아프리카 vj로 유명한 대도서관을 예로 들수 있을 거 같다.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싸이월드시절부터 본인 스스로가 게임을 너무 좋아하고 개인 생산 컨텐츠에 수요에 대한 확실한 믿음으로 시작한게 지금의 대도서관을 있게 되었단다. 나는 이런 덕후님들 좋아 한다. 이런 분들은 나랑 친하게 지내자.
5번. 110퍼센트형은 사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는 케이스라 시작도 못한 사람(like me)은 건너 띄도록 하자.

책의 중후반에서는 실전 10퍼센트 사업가가 되기 위한 방법론의 구체적인 설명과 사례들을 소개한다. 아쉬운 점은 10퍼센트라는 단어외에는 린스타트업이나 다른 스타트업 도서에 소개된 개념들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고 언급되는 저자가 언급하는 사례들이 한국이라는 지역적 맥락에서 실행해보기는 거리감이 커보여 쉽게 읽혀지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인지 얼마전에 온오프믹스 가보니 “나는 편의점에 일하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라는 강연이 올라왔는데 오히려 이런 쪽이 더 관심이 더 간다.

책 말미에 3가지 심리학 용어가 나오는데 요즘 자꾸 떠 오르는 단어들이다.

  • FOMO(fear of missing out) 정보나 화제를 놓치는 것에 두려움
  • FOBO(fear of better option) 더 나은 선택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 FODA(fear of doing anything) 모든 행동을 시작할 때 느끼는 두려움

책의 내용과는 별개로 올해 내가 계획한 일들에서 피해야 뽀인트.

댓글 남기기